저희는 전사 원격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왕복 두 시간의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고, 한 시간 단위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연차를 쪼개 쓰면 업무시간 중간에 개인 용무를 보기도 편합니다. 사무실을 없애버린다고 재택근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텐데요, 저희가 어떻게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지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사무실 출근 개념이 없기 때문에, 업무를 시작할 때는 슬랙의 '스크럼' 채널에 오늘의 업무 계획과 휴가 여부를 간단하게 작성합니다. 9시부터 10시 사이에 업무를 시작하면 되고 점심시간 제외하고 8시간을 근무하면 됩니다.
플렉스로 휴가 사용, 추가 근무, 주말 근무 등을 기록하면 급여 정산에 반영이 되고 급여명세서나 급여대장도 플렉스에서 완료한 다음 세무법인에 전달해 신고를 합니다. 연차사용 촉진도 플렉스가 자동으로 해주기 때문에 퇴직자가 아닌 이상 미사용연차수당을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간단한 소통은 슬랙 채팅을 이용하고 좀 복잡한 논의를 할 땐 버튼 한 번 누르면 시작되는 허들이라 불리는 슬랙 음성채팅을 이용합니다. 카메라를 켜거나 화면을 공유하는 것도 버튼 한 번이면 됩니다.
하나의 앱을 만들 때, 구현할 모든 페이지와 그 페이지를 완성하기 위한 테스크와 모든 데이터베이스 테이블 구조가 핑거에서 관리되기 때문에, 오늘 어떤 페이지의 어떤 테스크를 작업하는 데 몇 시간을 사용했는지 기록하고 측정할 수 있습니다.
프론트엔드 코드의 대부분을 핑거 상에서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코드 작성량, 수정 내역, 구동 화면 등을 언제든 확인할 수 있고 통계를 낼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구현 테스크가 하나의 개발 비용 항목이기 때문에 테스크 완료는 곧 매출의 발생입니다.
테스크에 투입한 개발 시간과 완료 여부를 기록하고 테스크 완료시마다 매출이 연결되기 때문에 개발자의 시간 당 비용을 개발 시간에 곱하면 인건비용이 나오고 여기에 적정 상수를 곱해서 기대 매출을 계산합니다. 기대 매출과 발생 매출을 비교해서 개개인의, 프로젝트별로의 효율성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정과 관리의 효율화는 내부 임직원 뿐만 아니라 외부 파트너 개발자들과 협업할 때도 활용되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효율적으로 하는 것은 단지 회사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는 차원을 넘어 확장 가능한 외부 파트너 협업 구조를 만들기 위해 중요한 과제입니다.
7월 초부터 임직원 급여 인상을 위한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각자에게 주어진 OKR 과제를 어느 정도로 추진했는지, 기대 매출보다 발생 매출이 높은지, 프로젝트 진행시 소통 역량과 리스크 관리 역량, 견적 산출 역량 등이 어떠했는지를 평가하고 급여 인상폭에 반영하였습니다.
평가 자체가 목적은 아니지만 평가를 통해 임직원 개개인의 역량 강화를 유도할 수 있고 평가를 신뢰할 수 있게 만들려면 평가의 기준에 대해 완전히 정량적은 아니더라도 몇 가지 포인트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고민이 많이 필요하더라구요.
그리고 프로젝트별 이슈나 기술적인 배움, 개인적인 면담 요청, 복지 아이디어 등은 언제든 공유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주 대표이사가 '주간 공유'라는 이름으로 그 주의 주요 이슈와 중요한 전달 사항을 정리하는데 A4용지 12페이지 분량이라 매주 12시간 정도를 할애하고 있고요.
그 외에 출퇴근 때 있었던 식대 지원이 없어진 대신 카페 근무 등에 활용하라고 재택근무 지원금을 인당 15만 원씩 매달 급여에 더해 지급하고 있고 업무와 관련된 강의나 도서도 곧바로 결제해드리고 있습니다. 임직원들간에 모임이 계획된 경우 퀵으로 고위드 법인카드를 보내드리고 있고요.
마지막 점심 회식 이후로 임직원들과 대면한지 반년이 지난 상태인데,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오프라인에서 봤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어서 시행해볼 계획입니다. 재택근무가 혜택이긴 하지만 서로간에 볼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또 불이익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재택근무를 위해 인썸니아와 핑거가 하고 있는 방식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재택 근무와 관련해 더 좋은 아이디어나 경험이 있으시면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